History has failed us, but no matter
역사는 우리를 져버렸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PACHINKO, MINJINLEE
서울의 가장 번잡한 곳에 비가 억수로 쏟아져 사람의 목숨마져 앗아갔던 100년만의 폭우. 그 기록적인 날이 지난 8월 10일. 이민진 작가의 북토크가 있었다. 그녀는 지난 48시간동안 피해를 당하고 목숨을 잃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하며 북토크를 시작했다.
2000명.
그것도 신청한 사람들 중에 추첨한 인원. 책한권이 사람들을 이렇게 모을수 있다는게 놀라웠다. 매우 수줍은 듯 등장한 이민진 작가는 많은 사람들의 환호에 감동을 받은듯 첫 인사를 꺼냈다. 제니퍼 클라이드의 사회로 진행된 2시간을 꽉채운 북토크에서 이민진 작가는 독자들의 끊임없는 질문에 한 사람 한사람의 이름을 물으며 차분히 대답해 주었다. 모든 답변들이 마음에 와닿았다. 작가로서 세상을 향해 이런 말들을 해야한다는 것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갑작스런 질문과 민감하고 보통사람들이 꺼리는 이슈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그렇지만 부드럽게 말하는 한마디 한마디가 중간 중간 객석의 큰 박수들을 이끌어냈다. 여운을 남기고 싶어 현장의 이야기들을 기록으로 남긴다.
🤓 이렇게 작가님을 보기위해 이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는 것에 어떤 생각이 드세요?
"I feel humble...저는 엄청 내성적인(introvert) 사람입니다. 제가 이 자리에서 이렇게 서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public speaking class를 지속적으로 들었기 때문입니다. 대중 앞에서 말하는게 떨리는 분들에게 조언을 하자면 나를 잊어버리고 내 앞에 있는 사람에만 집중을 하세요. 100% 내 앞에 있는 상대에만 집중하고 내가 뭘 하려는지를 잊어버리면 떨리지 않습니다."
🤓자이니치의 삶을 보여주는 첫 영어소설이라는 점에서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어떤 의미를 전달하고 싶으셨을까요? 파친코는 작가님께 어떤 의미인가요?
"저는 아름다운 거짓말을 썼습니다. 정확한 팩트를 기반으로 한. 30년간의 수많은 인터뷰, 리서치를 한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제 생애 이런 소설은 다시 쓸 수 없을 것입니다. 속편은 없습니다. "
"저는 인생의 알레고리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공평하지 않은 세상,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야 하는 우리의 인생의 알레고리에 대해서요."
"디아스포라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조국을 두고 나올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은 어디에 살던지 그 곳을 바꾸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디아스포라(영어: diaspora)는 특정 민족이 자의적이나 타의적으로 기존에 살던 땅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여 집단을 형성하는 것, 또는 그러한 집단을 일컫는 말이다. '흩뿌리거나 퍼트리는 것' 을 뜻하는 그리스어 단어 διασπορά에서 유래하였다
🤓작가님의 나오는 평범한 사람들이 나누는 따뜻함을 좋아합니다.
"I am an ordinary person. Unremakable people have remarkable moments. 감사합니다. 저도 지극히 평범한 사람입니다."
🤓오랫동안 작성하신 초본을 버리셨다고 하셨습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다시 소설을 쓸 수 있는 건. 작가님은 낙관주의자신가요?
"저는 실패를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입니다. 인생의 모든 부분에는 의미가 있다. 항상 이유가 있다. There's always reasons."
🤓약자에 대한 차별에 대해
"저는 어릴 적부터 해외에 살면서 많은 차별들을 받아왔습니다. 그럴 때마다 사람들을 잊어버려라 그냥 참아라 그냥 넘겨라 말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은 혐오, 억압, 차별이 없다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
"Being smart, being political. 저는 언제나 더욱 똑똑해지기 위해 정치적으로 발언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작가들은 쓰는것에 굉장한 부담을 갖습니다. 글로 적으면 말로 해서 날아가 버리는 것이 아니라 남아있는 기록이 되기 때문입니다. 리스크가 있습니다. "
"불행히도, 불평등에 대해 이야기하면 항상 댓가를 치룹니다. 하지만 모두 함께 이야기하면 그 댓가가, 그 리스크가 작아집니다."
이민진 작가의 가족과 유년시절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작가님의 아버지는 지금의 스킨푸드의 전신인 피어리스의 마케팅 임원이었고 어머님은 연세대학교에서 피아노를 전공하여 아이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쳐 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매년 크리스마스에 어머니는 레슨을 받는 학생들을 위해 파티를 열었다고 한다. 그 파티는 레슨생들을 위한 것이라 자신과 자매들은 이모네 집에 가있어야 했다며 파티에서 먹는 아이스크림도 너무 먹고 싶었다는 추억을 공유해주었다. 현장에는 작가의 어머님과 아버님, 언니와 남편도 함께 참석하였다. 그녀는 가족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따뜻한 가족같은 느낌으로 독자를 대했다. 그런 이민진 작가의 태도에서 인격적인 성숙을 느낄 수 있었다.
🤓소설에서 나오는 일본의 모습에 대해 일본 독자의 반응은 어떤지. 그리고 이런 슬픈 역사속에서 우리가 가질 수 밖에 없는 일본에 대한 편견. 어떻게 아이들을 교육시켜야 합니까? 여전히 일본에는 우리가 겪은 고통의 역사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럴 때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합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을 그대로 알려주는 것입니다. 복잡한 역사속에서, 나쁜일을 한 사람을 찾아내기보다 내가 그 시절에 상황이었다면 어떻게 행동해야 했을까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는 결국 사랑입니다. 주변에 우리와 같은 차별이 존재하는지 살피는 일, 한국에 귀화한 외국인에게는 외국인으로서의 차별이 없는지. 우리가 그런 서러운 세월들을 살아오지 않았습니까?"
If you want Koreans to be treated fairly elsewhere, treat others fairly in Korea.
"다음세대가 진정한 세계시민이 될 수 있도록 우리도 그들은 우리와 같이 대해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파친코에 대한 일본 독자들의 반응은 굉장히 좋았습니다. 특히 재일동포들은 저에게 편지를 보내주고 감동적이었다고 말해주었으며 지지해 주었습니다. 재일동포들에게 들은 그 말은 최고의 찬사였습니다. "
"제 소설을 보면 아시겠지만 의도적으로 위안부에 대한 내용을 넣지 않았습니다. 살짝 들어가있기는 하지만 집중적으로 조명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그 문제가 저에게 중요한 문제였기에 파친코 안에 제가 그 내용을 넣으면 이야기를 충분히 발달시키기가 힘들것 같았습니다."
"이 세상에는 불공편한 것이 너무 많습니다. 미국의 알렉스 존스라는 사람은 (2012년 코네티컷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을 조작이라고 주장) 당시에 살해당한 불쌍한 많은 아이의 부모들의 마음을 찢어놓았습니다. 마찬가지로 그런 말도 안되는 것들을 늘어놓는 사람들을 그렇게 말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은 아주 어렵습니다. 우리는 그저 사실을 지속적으로 이야기해야 합니다. 이 세상에는 불공편한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매일마다 평범한 사람들은 억장이 무너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나아가세요. 전진하세요. "
🤓쓰고계신 다음 소설에 대해 이야기해주실 수 있나요?
"저는 외국에서 살고있는 한국인 커뮤니티에 대해 조사하던 중. 한국인이 주인인 한국인이 다니는 학원이 전세계 도처에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한국사람들이 사는 어떤 곳이든 교회와 학원이 존재합니다. 지금 쓰고 있는 소설은 아메리칸 학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한국인들에게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를 인터뷰해보면 항상 교육이라고 말을합니다. 그들이 가진 교육에 대한 신념. 소득이 2만불, 3만불이어도 자식을 어학학원에 보내고 대부분의 지출을 자식들의 교육비로 쓰는 부모들의 이야기. 학원. 이것은 한국사회를 한국사람을 보여줄 수 있는 핵심적인 은유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래디컬 페미니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용어설명 : 급진 여성주의(영어: radical feminism)는 모든 사회적, 경제적 맥락에서 남성중심주의를 제거할 근본적 사회 재구성을 요구하는 관점의 여성주의이다
I am a feminist. (....한동안 침묵) That's not a dirty word.
"저는 모든 여성이 동등하게 대우받길 원합니다. 그리고 모든 남성이 동등하게 대우받길 원합니다. 나에게 페미니즘은 평등을 믿는 모든사람을 위한 것입니다. 한국의 여성들은 여전히 힘들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성도 마찬가지 입니다. "
"전쟁을 마주하고 있는 이 상황에 그들의 젊음을 군대에 바쳐야 한다는 사실만으로로 아들을 가진 엄마로서 남자여자 모두가 고통을 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이 오래된 과거와는 달리 교육, 경제에 참여하고 육아와 개인의 삶에 균형을 찾으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 motherhood에서 균형을 찾으려고 한다는 자체가 중요한 것입니다."
🤓저는 젊은 세대의 여성으로 구세대로 대표되는 아버지와 항상 페미니즘에 대해 논쟁하게 됩니다.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아버지와 다투지 않으면서 저의 신념을 갖출 수 있을까요?
"당신이 아버지와 관계를 깨기 싫다는 것은 당신이 이미 많은 사랑을 아버지께로부터 받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당신을 진짜로 사랑하는 아버지라면 당신에 대해 당신의 생각에 대해 더 알고 싶어할 것입니다. 아버지가 나의 생각을 이해해주기를 바라면서 이야기해봅시다. "
🤓청년독자들을 위해 조언 한마디 해주시죠.
"많은 독자들이 있지만 저는 특히 저의 소설을 읽으신 young leader들을 아낍니다.
MZ세대들이 그들의 정체성에 관심이 많은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체적은 맥락이 중요합니다. 맥락, 연결이 없는 정체성은 의미가 없습니다(meaningless). 조상들의 경험과 우리자신을 연결하는 것. 그것이 모두에게 힘을 줄 것입니다. "
🤓 어떻하면 자랑스러운 한국인이 될 수 있을까요? 작가님에게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란 어떤 것입니까?
"왜 우리가 한국인인게 자랑스러워야 하는지 생각해봐야합니다. 그냥 한국인이면 안될까요?
나는 나대로 당신은 당신대로 있을 수 있습니다."
"Also there is an important question. Why do we have to be proud? Can we just be Korean?
I am allowed to be me. you're allowed to be you."
"우리는 모두 개인입니다. 한국인은 매우 글로벌한 개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가진 편견에 대해 이야기하기보다는 한국인에 대한 편견을 더 많이 만들어내지 않는것이 중요합니다. 제가 만난 어떤분께서 한국남자는 이러이러합니다 라고 말을 하면 저는 이렇게 묻습니다. '한국 남자분 몇분이나 아십니까?' 한국의 엄마들은 이러이러합니다 말하면 또 묻습니다. '당신은 얼마나 많은 엄마를 알고 있나요? 당신은 당신의 엄마를 알고 있겠죠. 나는 한국엄마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말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듣는사람으로 하여금 편견을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 작가님 소설안에 인물들은 나쁜일들을 저지릅니다. 배우자를 두고 외도를 한다거나 마피아가 된다던가. 저는 소설에서 작가님이 이러한 캐릭터들을 옹호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때가 있는데요.
"분명 우리 공동체 안에 나쁜것이 있고 때로는 우리가 그 나쁜 행동을 자행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바로 사과를 합시다. 우리의 잘못에 대해 시인하고 사과하는 것은 그 죄로 하여금 우리를 자유롭게 할 것입니다."
"책을 쓰기위해 인터뷰를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자신이 나쁘다고 하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행동에는 자신들만의 스토리가 있고 그 스토리 안에서는 자신이 주인공 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인간의 동기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깁니다."
🤓 작가님의 책을 3개의 파트로 나누고 각가의 유명한 작가들, 인류학자들의 인용을 넣으셨습니다. 어떤 의미인지요.
그리고 소설의 첫문장처럼 작가님의 모토가 있을까요?
"저의 모토는 Choose the important over the urgert(급한문제보다 중요한 것부터 해결하자) 입니다.
우리는 항상 바쁘게 쫒기는 현실을 살면서 급한 문제를 해결하는데에 급급해서 어떤 것이 더 중요한 문제인지 생각해볼 시간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때에도 저는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려고 노력합니다. 나 자신에게 물어봅시다. 이게 진짜 그렇게 중요한가? 다른사람의 급한일에 당신의 삶을 낭비하지 마세요"
Choose the important over the urgent. Very often, especially in the 21st century, we are made to feel it's urgent. Very often answer the e-mail and answer the text. everything is urgent. but is it really that important? Ask yourself. Don't spend your life doing things for other people's urgency. And I want you to respect your inner voice.
그 외에도 정말 적어두고 자주자주 보고픈 좋은 글들을 말해주었다. 작가는 글로 말한다고 생각했었는데, 독자들과 만나 이렇게 진솔하게 자신의 것들을 내놓는 것을 보니 이민진 작가는 정말 대작가이구나 싶었다. 정말 대단한 일이었다. 그녀는 인생의 모든 부분, 실패까지도 어떠한 의미를 가진다는 것을 강조했다. Life has meaning In the end, everything has meaning. 인생은 모험입니다. 저항하고 나아가십시오. 모든것에는 의미가 있습니다. Be vulnerable. Take the risk. 그 위험을 감수하고 받아들인다면 인생은 결국 어떤 하나의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녀가 책속에서 말하는 사랑과 자유에 대해 그녀는 그렇게 말했다.
" Love & Freedom, Love sets you free, 정말 사랑한다면 그 사람을 자유케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또한 나를 자유롭게 하는 방법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랑과 자유는 연결되어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방청객의 수많은 질문 중 이민진 작가와 같은 작가가 되고 싶다는 어떤 청년이 세상을 향해 어떤 메세지를 전해야 하는지 물어보자 이민진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의 어깨에 너무 무거운 짐이 보이네요. 짐을 내려놓고 시작하세요. Unburden yourself."
이민진 작가의 이 말을 끝으로 글을 맺고자 한다.
"여러분이 꼭 아셔야 하는것이 있습니다. 독서를 하는것 자체가 스스로를 다듬어가는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께서 독자로서 가진 힘을 언제나 생각하길 바랍니다. 측정 불가능한 힘입니다. 'Reading is such a powerful thing' "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들의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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